가톨릭 교회에서 추기경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붉은 수단, 정사각형 모자인 ‘비레타’, 그리고 붉은 케이프…
하지만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Conclave) 중계를 보다 보면 검은 수단에 독특한 머리 덮개를 쓴 추기경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분은 왜 옷이 다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지요.
사실 그분들은 동방 가톨릭 교회 소속의 추기경입니다.

목차
동방 가톨릭 추기경이란?
동방 가톨릭 교회(Eastern Catholic Churches)는 로마 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하면서도, 각자의 고유한 전례와 문화를 유지하는 자치 가톨릭 교회들입니다.
물론 동방 가톨릭 교회 추기경도 교황이 임명합니다. 총 23개의 동방 교회가 있으며, 대표적으로 아래 교회들이 있습니다.
- 마론파 가톨릭교회 (레바논)
- 시로-말라바르 가톨릭교회 (인도)
- 칼데아 가톨릭교회 (이라크)
-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 (우크라이나)
- 콥트 가톨릭교회 (이집트)
이들은 모두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는 ‘진짜 가톨릭’입니다.
왜 검은 옷을 입고 있을까?
1. 전례 복장의 전통
동방 가톨릭 추기경은 서방(로마) 교회의 붉은 추기경 복장을 입지 않고, 자신들의 전통 복장을 그대로 착용합니다.
- 대부분 검은 수단(성직복)에 색동 장식
- 머리에는 전통적인 둥근 모자 또는 터번 형태의 덮개 착용
- 금사 장식, 십자 목걸이 착용
예를 들어, 마론파 추기경은 검은 두건처럼 보이는 동방식 두건(슥무르)을 착용합니다.
2. 동방 전례 존중 원칙
교황청은 동방 가톨릭교회의 자율성과 전통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따라서 추기경으로 서임되더라도, 라틴식 붉은 복장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검은 옷 추기경 – 베샤라 부트로스 알-라이
항목 | 내용 |
---|---|
이름 | 베샤라 부트로스 알-라이 (Bechara Boutros al-Rahi) |
소속 | 마론파 가톨릭 총대주교 |
국적 | 레바논 |
특징 | 검은 수단 + 붉은 띠 + 검은 두건 착용 |
콘클라베 참여 | O (80세 미만 시) |
그는 콘클라베에서도 검은 복장으로 참석하며, 중동 마론파 가톨릭 교회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입니다.
현직 동방 가톨릭 추기경 명단 (2025년 기준)
이름 | 소속 교회 | 국적 | 투표권 여부 |
---|---|---|---|
루이스 라파엘 1세 사코 (Louis Raphaël I Sako) | 칼데아 가톨릭교회 | 이라크 | ✅ 있음 |
바셀리오스 클리미스 (Baselios Cleemis) | 시로-말란카라 가톨릭교회 | 인도 | ✅ 있음 |
베르하네예수스 수라피엘 (Berhaneyesus Demerew Souraphiel) | 에티오피아 가톨릭교회 | 에티오피아 | ✅ 있음 |
미콜라 비초크 (Mykola Bychok) |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 | 우크라이나 | ✅ 있음 |
조지 쿠바카드 (George Koovakad) | 시로-말라바르 가톨릭교회 | 인도 | ✅ 있음 |
조지 알렌체리 (George Alencherry) | 시로-말라바르 가톨릭교회 | 인도 | ❌ 없음 |
루치안 무레샨 (Lucian Mureșan) | 루마니아 그리스 가톨릭교회 | 루마니아 | ❌ 없음 |
베샤라 부트로스 알-라이 (Bechara Boutros al-Rahi) | 마론파 가톨릭교회 | 레바논 | ❌ 없음 |
ℹ️ 투표권 여부는 만 80세 미만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만 80세 이상인 추기경은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이 없습니다.
전례적 의미: 색보다 ‘전통’이 더 중요하다
- 로마 가톨릭 추기경의 붉은색은 순교와 충성의 상징입니다.
- 하지만 동방 가톨릭에서는 검은색이 경건함과 절제, 성직자의 정체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색상이 다르다고 해서 서열이 낮거나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각 전례 전통이 존중되는 세계 가톨릭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요약 정리
구분 | 라틴 추기경 | 동방 가톨릭 추기경 |
---|---|---|
복장 | 붉은 수단, 비레타 | 전통 복장(검은 수단 등) |
교황 선출권 | 있음 (80세 미만) | 있음 (동일함) |
소속 | 로마 가톨릭 | 동방 가톨릭 교회 (23개) |
전례 전통 | 라틴 전례 | 비잔틴, 시로-말라바르, 콥트 등 다양 |
마무리하며
검은 옷을 입은 추기경은 다른 교단 소속도 아니고, 가톨릭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교황을 수장으로 하는 하나의 가톨릭이며, 그 자체로 세계 가톨릭의 다양성과 일치성을 상징합니다.
다음에 콘클라베 중계를 보시게 된다면, 검은 옷을 입은 추기경을 보며 이렇게 말해보세요.
“아, 저분은 동방 가톨릭 추기경이시구나!”